메타버스에 대한 몇 가지 끄적임

  1. 메타버스는 개념이 모호하고 여러 가지가 뒤얽혀서 진짜를 알기 쉽지 않다. 솔루션은 많지만 문제는 희소하다. 아이디어는 많지만 실체는 부족하다. 열풍에는 분명 거품이 껴 있다.

  2. 거품이 나쁘다는 건 아니다. 거품 안에 기회가 있다는 건 과거의 여러 사례가 증명하니깐. 거품이 생길 때 투자가 일어나고 인프라가 폭발적으로 확장되지 않았나. 인간의 욕망이 여기로 모이고 있다는 게 중요하다.

  3. 거품의 끝에 뭐가 남을지 궁금하다. 그게 이 현상의 본질일 테니까. 본질을 잘 찌르는 기업이 승리하겠지. 페이스북이 소셜을 먹었듯이. 어쩌면 그날의 메타버스는 우리가 지금 아는 거랑 다른 모습일 수도 있겠다는 상상을 해본다. 지금 쏟아지는 것들이 1-2년 성숙되어야 뭐가 좀 보일 것 같다. 로블록스나 제페토 같은 비즈니스가 지속 성장 가능할지도 관건이고. 시시해지면 곧 사라질지도 모르지 않나.

  4. 10대 취항의 아바타형 메타버스가 시장을 이끌고 있지만, 10~20대를 넘어서 30~60대, 그 이상의 참여를 이끌어내야 하지 않을까? 이건 어떻게 풀려나? 이걸 해내지 못하면 결국 마이너 아닌가? 네이버 같은 기업한테는 특히 중요한 문제일 듯.

  5. 메타버스의 개념이 혼란해서 그런지 상대적으로 기술은 선명해 보인다. 교집합에 있는 녀석이 가장 본질에 가깝지 않을까? 3D, XR, AI, 클라우드, NFT 등등등. 이거 그냥 다 가져다 끌어올 기세다. 게임이 이런 요소를 많이 가지고 있다는 데 동의. MS의 액티비전 인수는 임팩트가 크다.

  6. 성장이 정체되어 고심하던 게임 업계가 이 기회를 놓칠 리 없지. 역시나 너도나도 뛰어들며 탑을 쌓는 중. 어떻게 보면 FOMO 같기도. 시선을 잡아끄는 데는 성공.

  7. 근데 아이디어가 게임스러운 모습을 하고 있다고 이게 게임인가 하면 그건 또 아닌 것 같고. 산업과 기술이 폭넓게 융합하면서 디지털 전환 속도가 빨라지고 있다는 관점에서 봐야 하지 않을까? 게임 회사 입장에서도 전에 경험하지 못한 영역으로 뛰어드는 상황이다. 유리하기만 한 경기는 아닐터. 결핍을 어떤 식으로 해소할지 지켜보는 것도 흥미로울 듯.

  8. 이런 상황에서는 용어보다는 기술에 집중하는 게 어떨까? 손에 잡히는 것들을 다양하게 엮는 상상을 하고, 상상을 빠르게, 많이, 만들어 보는 게 좋은 전략이라는 생각이 든다. 물론 기업은 바깥에 뻥카를 잘 쳐야 할 거고. 있어 보이게. 답을 찾을(은) 것처럼.